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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자 콘라트 로렌츠는 왜 야생 거위를 연구했을까?신기한 과학 2024. 2. 12. 10:00
오스트리아 생물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 콘라트 로렌츠는 많은 동물 중에 왜 야생 거위를 연구하게 되었을까요?
야생 거위를 연구한 콘라트 로렌츠
콘라트의 아버지는 정형외과 의사였는데 동물을 좋아해서 집에서 많은 동물을 좋아해서 집에서 많은 동물을 키우도록 허락했었고, 콘라트도 아버지처럼 동물을 좋아해서 어려서부터 동물에 많은 관심을 가졌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어디 여행이라도 가면 각종 물고기나 새, 원숭이, 개, 고양이, 토끼 등을 데려와 집에서 길렀습니다. 또 길을 잃은 동물이나 다친 새들을 데려다가 키우며 동물과 가까이 지냈습니다.
젊은 청년 시절에는 집 근처의 쇤부르너 동물원에서 병든 동물을 간호하며, 조류의 행동을 자세히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의학 공부를 하며 갈가마귀의 행동을 자세히 관찰하며 1927년에는 조류 학회지에 발효하기도 했습니다. 1928년에 의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1933년에는 동물학 박사 학위도 받았습니다. 콘라트는 계속 갈가마귀나 회색 기러기 같은 조류의 군집을 만들어 관찰하고, 연구논문들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1935년에 오리와 거위 새끼의 학습 행동에 대해 관찰하고 기록했습니다. 그러던 중 오리와 거위 새끼들이 부화한 직후 어떤 결정적인 시기에 그들을 낳거나 기른 부모를 따라 배운다는 것을 발견하고 '각인'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1937년에는 동물 심리학회지의 공동 편집장이 되었고, 1937년에 동물들의 행동을 연구한 성과로 노벨상을 수상했습니다.
야생 거위들은 어떻게 대화할까요?
우리는 특이한 행동만으로도 상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 대화를 나눈다고 할 때, 흔히 '말하는 것'만을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우리의 마음을 표시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에는 말 외에 동작들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야생 거위들도 행동으로 많은 의사 표시를 합니다. 특히 수컷이 암컷에게 사랑을 구하는 행동을 보이거나 상대방에게 싸움을 거는 행동들은 다른 행동들과 아주 다릅니다. 가끔 수컷 야생 거위 한 마리가 목을 쭉 앞으로 빼고 몸통을 세운 모습을 보면 자신감에 넘친 장군 같아 보이지만 동작만으로 정보를 교환하기는 부족합니다. 야생 거위들은 상당히 시끄러운 동물입니다. 좋을 때나 흥에 넘칠 때에는 승리의 함성을 암수가 같이 크게 내지르기도 하고, 새끼가 위험하거나 외부의 적이 등장하면 날카로운 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새끼들은 어미 날개 밑에서 쉬고 싶을 때 보채듯이 '그르릉 그르릉' 하는 슬리핑 사운드를 내기도 합니다. 야생 거위가 한가롭게 낮잠을 잘 때에도 기분 좋은 슬리핑 사운드가 들리기도 합니다.
사람은 혀가 있어서 여러 가지 다양한 소리를 내지만 야생 거위는 혀가 없기 때문에 여러 가지 소리를 만들어 내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적에게 내는 소리와 사랑을 구하는 소리는 바로 구별이 가능합니다. 개들이 기분 좋을 때 내는 소리가 와 화가 나서 짖는 소리가 다르듯 소리를 낼 수 있는 동물들은 소리로도 자신의 의사를 표시합니다. 야생 거위들은 특유의 '끼룩 끼룩' 소리를 내며 대화를 합니다.
갈가마귀의 대화는 어떨까요? 갈가마귀 같은 경우에는 그 소리를 흉내 내어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눌 수도 있습니다.
윕윕 : 평화를 망치는 너는 누구냐?
비비비 : 나는 여기 있어. 너는 어디에 있어?빌르르르 : 나는 졸려. 잘 자.
끼아 : 같이 날아오르자.
끼아위 : 어서 집에 와.
찌익찌익 : 기분 좋다!가가가 : 여기가 맘에 들어. 여기 머물자.
사람들은 서로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하지만 대화하는 동물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몸에서 특수한 물질을 방출해서 대화하는 경우는 꽤 많습니다. 이런 경우는 다양한 동작을 표현할 만큼 유연하지 못하며, 입에서 소리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곤충들에게서 많이 나타납니다. 곤충들은 대부분 페로몬이라고 하는 분비물이 있어서 다양한 정보를 나눌 수 있습니다. 곤충이나 어류, 포유류 등에서 다양한 페로몬이 발견됩니다. 최근에는 사람들도 이성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페로몬 향수라는 것이 개발되어 팔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효과는 동물의 세계처럼 뚜렷하지 않습니다.
동작과 말, 페로몬 외에 다른 대화 수단은 무엇일까?
사자나 호랑이, 개들은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기 위해 일부러 배설물을 뿌려 놓기도 합니다. 그들이 뿌리는 배설물은 아마도 '접근하지 마' 또는 '여기부터는 내 영역이야'라는 뜻을 표현하는 것일 겁니다. 멧돼지 등의 동물들은 호랑이의 배설물이 있는 곳을 일부러 피해 갑니다.
야생 거위들은 계절에 따라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고 있을까?
가을이 되면 야생 거위들은 흥분에 들떠서 날아다닙니다. 기압이나 바람의 방향, 습도 등의 변화를 통해 어디론가 떠날 시기가 됐다는 것을 저절로 알게 됩니다. 이 시기에는 어디론가 날아가고 싶은 본능이 점점 커집니다. 이러한 이주 본능은 비단 야생 거위만의 특성은 아닐 겁니다. 사람들도 청년기에는 유난히 먼 곳으로 여행하는 것을 동경합니다. 아무런 이유 없이 먼 산 너머로 가 보고 싶은 생각이 들고 강이나 들을 따라 마구 달려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계절에 따라 움직이는 이동 경로와 장소는 야생 거위 무리들이 여러 장소를 오가면서 학습해서 배운 것입니다. 다른 야생 거위 무리와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자란 야생 거위는 어디로 이동해야 하는지 그 경로를 알지 못합니다. 즉 야생 거위의 계절에 따른 이주는 반드시 필요한 것도 아니고, 이동 경로를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물론 동물에 따라 이동 경로를 태어날 때부터 알고 있어서 특정한 계절이 되면 저절로 이주를 시작하는 동물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야생 거위는 가야 할 장소를 배우기 전에 미리 알지는 못합니다. 뿐만 아니라 야생 거위 중에는 중간에 무리를 놓치고 길을 잃어버리는 거위들도 많습니다. 야생 거위가 이동하는 거리가 멀수록 중간에 사라질 가능성은 높습니다. 물론 실제로 길을 잃어버린 것인지 아니면 중간에 마음에 드는 다른 무리나 장소를 따라 스스로 떠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가을이 되면 우리의 호숫가에는 북쪽에서 다시 남쪽으로 이동 중인 야생 거위 무리가 머물게 되고 그중에는 우리에게 낯익은 거위도 있습니다. 사람에 의해 부화된 거위 중에서 다른 야생 거위를 따라 이동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 경우라도 중간에 휴식을 취해야 하고, 종종 우리를 떠난 야생 거위가 집을 찾아오면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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